오늘. 파리에는 엄청난 폭우가 내렸다. 그래서 저녁에는 시원하게 연포탕 한그릇을 해먹기로 했다. 시장에 가서 사온 낙지가 얼린지 얼마 안되었는데도 잔뜩 찌그러져서는 둔탁하게 원형을 그리는 머리에는 뭐가 들었는지 단단하다. 꽉 막힌 안뜰에 포도알 처럼 아파트 들이 알알이 박혀있다. 프랑스의 전형적인 아파트로 답답한 느낌은 들지 않는다. 오히려 집들 사이로 틀에 박혀버린 하늘이 아름답다. 가난한 자를 위한 하늘. 사람들의 말소리가 가깝게 들려오고 내...